지난번에 이어 산업기능요원 군사교육소집 후기 이야기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훈련소 관련해서는 이번 포스팅이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3주간 어떤 음식이 나왔는지, 그리고 부식은 얼마나 자주, 어떤 종류가 나오는지 한번 알아보고, 끝으로는 각종 훈련소 꿀팁을 소개하고 공유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훈련소 식단
훈련소 식단은 가끔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 올라오기 때문에 접속해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맛은 생각보다 평범하게 나쁘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단체급식의 맛입니다. 다른 분들 후기를 보니 풀무원에서 급식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지 확인은 못 해봤습니다. 다만 아침의 경우 조리원분들이 아닌 현역 군인분들이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때문에 아침과 점심, 저녁의 식사에서 조금 퀄리티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특징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 빵식(햄버거, 핫도그 등)이 나온다는 점과 종종 XX데이(한식데이, 중식데이 등)라고 하여서 특별한 메뉴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억에 남았던 것으로는 메추리알 장조림, 계란 장조림이 생각납니다. 직접 조리한 것이 아니라, 업체에서 납품받은 제품으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가 더 맛있었습니다.
나쁜 쪽으로는 닭꼬치가 기억에 남습니다. 맛은 있고 좋았는데, 하필이면 저희 소대가 배식 담당일 때 메뉴로 나와서 설거지할 때 아주 고생했습니다. (제육 같은 메뉴였다면 큰 바트 하나만 사용할 것을 바트 다섯 여섯 개에 나눠 담겨 있어서 설거지 양은 몇 배 많았고, 끈적끈적한 소스 때문에 설거지 자체의 난이도도 최상이었습니다...)
훈련소 부식 및 PX 일정
부식은 아래와 같이 나왔습니다. 딱 정해져 있는 일정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어서 기수마다 일차나 부식 내용은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탄산음료가 총 11번 나왔고, 빵이 9번, 과자가 2번 나왔습니다. 대체로 음료와 빵을 함께 먹을 수 있는 구성으로 부식이 나온 것 같습니다.
데미소다 같은 경우는 보통 인기가 많은 음료는 아니지만, 그 안에서는 탄산음료 자체가 귀하기 때문에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에클레어 빵은 별로 맛은 없었는데 여러번 나와서 조금 처치 곤란이었습니다. 거의 끝나갈 때쯤에 라면도 한번 나왔는데, 정말 오랜만에 먹는 msg 맛이라 그런지 맛있었습니다.
부식과 별개로 PX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지는데, 저는 총 4번 방문했습니다. 7일차 예방접종 후, 10일차 주말 휴식 중, 15일차 체력측정 후, 20일차 민간강사교육 후(사격 A급 인센티브) 한 번이었습니다.
전체 부식 양이 꽤 많다 보니, 사실 PX에서 그렇게 살 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부식에 과자류가 많지 않다 보니 과자를 많이 샀던 기억이 나고, 체력 소모가 많다 보니 스포츠음료도 많이 샀습니다. 입이 심심할 때 먹을만한 것들을 사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훈련소 꿀팁 모음
입영 준비 관련 꿀팁
-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 가면 본인이 입영할 소속 연대를 먼저 알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 입영/수료안내 - 행사일정안내에서 캘린더 수료일을 보면 어느 연대가 수료하는지 확인 가능합니다. 여기서 3주 전으로 돌아가 본인의 입소일과 비교해서 확인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아래 이미지에서 5월 2일 수료식이 있는 4월 11일 입영 기수 내용을 보면 23연대 3교육대라고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4월 11일 입영할 경우 무조건 23연대 3교육대에 소속된다는 뜻입니다. 종종 2개 연대 이상이 한 번에 수료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에는 입소 당일 현장에서 연대가 결정됩니다.
- 네이버나 카카오는 지도가 모두 가려져 있는데, 구글 지도에서는 훈련소 위성 사진을 확인 가능합니다. 훈련장 위치를 확인해 보시고 미리미리 체력을 단련하시기를 바랍니다.
- 활동화 보급에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슬리퍼 신고 오시면 무조건 후회합니다. 반드시 운동화 신고 오시기 바랍니다.
- 손목시계 가져오시면 화장실 불침번 시 용이합니다. (사용 시간 기록 및 5분, 10분 체크)
- 정수기가 있기 때문에, 지급해 주는 생수를 입 대지 않고 마시면 텀블러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훈련소 생활 관련 꿀팁
- 전투복 사이즈는 본인이 사회에서 입던 것과 비슷하게 신청하시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방상외피(겉옷)인데, 외피는 전투복 사이즈에서 하나 작은 사이즈를 신청하셔야 딱 맞습니다. 겉옷인데 사이즈가 커야 하는 것 아닌가 하실 수 있는데, 오히려 사이즈가 굉장히 크게 나오기 때문에 작게 신청해야 몸에 맞습니다. 신청하기 전에 미리 입어볼 수 있으니 잘 입어보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식당에 물이 없기 때문에 지급받는 생수를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 분대장, 소대장, 중대장 훈련병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현재 핸드폰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치근무자 인센티브는 사실상 PX뿐인데, PX 한 번 더 가자고 3주 내내 힘들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중대장 훈련병이 가장 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굳이 하겠다면 그게 편하실 수도 있습니다. (대신 큰 행사에 불려 나감)
- 훈련소 7일차쯤 예방접종 일정이 있습니다. 독감, 파상풍, 수막구균 3가지 접종이 가능하고, 강제 접종은 없으니 원하지 않으면 한 개도 맞지 않으셔도 됩니다. 수막구균은 군의관님도 특별히 권장하지 않았고, 파상풍은 10년 주기로 맞는 것이다 보니 맞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 쇼케이스에 음료 시원하게 보관 가능하니 PX에서 대용량 음료 구매 적극 권장합니다. 훈련 끝나고 스포츠음료를 분대원들과 돌려먹으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 수료식 전에 군화를 광나게 닦도록 시키기 때문에, 주말에 시간 날 때 미리 닦아두면 좋습니다.
- 수료식 날 아침에 휴대폰을 나눠주므로 부모님께 미리 연락하여 본인의 수료식 위치를 알려드립시다. 전날 예행연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미리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 나라사랑카드 혜택 최대한도 금액을 채우려면 과자보다는 화장품 위주로 구매하셔야 합니다. (과자는 가격에 비해 부피가 너무 커서 10만원 어치 구매하면 다 못 먹습니다.)
훈련 관련 꿀팁
- 사격 A급(1차 합격) 인원은 인센티브로 전화 또는 PX 이용 가능합니다. 다른 훈련은 잘 해도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유일하게 PX 더 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 사격할 때 방아쇠를 당기면 중간에 살짝 걸리는 느낌이 있는데, 그 상태에서 조금 더 당기면 격발이 됩니다. 살짝 걸린 상태로 격발을 하게 되면 조금 더 흔들림이 적어서 바둑알 테스트를 하거나 영점사격을 할 때 도움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체력측정은 미달이라고 해서 보충교육 따로 없었습니다.
- 행군 시 잠시 주어지는 휴식 시간에 먹을 간식이나 음료를 준비해 가면 아주 좋습니다. 당도 떨어지고, 수분 보충도 필요합니다.
- 행군은 잠시 휴식 시간 외에는 화장실이나 개인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일절 없기 때문에,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불편한 점을 꼭 해소하고 행군을 이어나시길 바랍니다.
- 식당으로 이동할 때 항상 제식로를 타고 교육대 건물을 한바퀴 돌고 입장하게 됩니다. 이게 거리가 꽤 되는 데에다가 돌지 않아도 일일이 검사하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 바로 식당으로 이동하는 분대가 몇몇 있었습니다. 저희 분대는 빠지지 않고 모두 돌았는데, 마지막 주에 분대별로 제식 평가지를 공개하고 우수 분대는 수료 전 정리하는 임무에서 열외하는 혜택을 받았습니다. 계속 돌지 않다가 한번 제대로 걸린 분대도 있었는데, 바로 제식로 17바퀴를 돌았다고 하니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군장 메고 이동할 때, 방독면 주머니가 흘러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꽉 조여도 결국에는 흘러내리는데, 고정끈을 방탄조끼 수통 주머니 사이로 넘겨서 걸게 되면 중간에 물체가 있으니 절대로 흘러내리지 않습니다. 방독면 주머니 흘러내려서 교장 이동 시에나 행군 시에 고생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잘 고정되지 않는다면 꼭 한 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 방탄 헬멧에는 스폰지가 부착되어 있는데, 이 스폰지는 이전 기수의 온갖 땀이 묻어있어 무척 착용 시 무척 찜찜합니다. 특히 냄새가 아주 충격적이기 때문에, 빠르게 섬유유연제를 확보하여서 스폰지를 세탁 돌리시기를 바랍니다. (그냥 세제로는 그 향이 너무 강력해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 국기에 대한 경례는 '충성'을 외치지 않습니다. 마지막 수료식 날까지도 헷갈려 하는 훈련병들이 있던데 꼭 숙지합시다.
번외편: 작업 임무 분담 티어리스트
배식조 티어리스트
먼저 배식조 임무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보통 4개 소대가 있기 때문에 한번 배식 임무를 맡게 되면 5일 내외로 작업을 하게 됩니다. 손세정제나 계단 청소처럼 정말 쉬운 임무도 있는가 하면, 잔반이나 설거지처럼 5일 내내 고통받는 임무도 있으니 잘 선택해야 합니다.
손세정제는 배식 내내 들어오는 인원들 세정제를 짜주는 역할을 합니다. 설명처럼 정말 별것 없기 때문에 가장 꿀 임무라고 보실 수 있습니다. 멀티의 경우, 부식을 나눠주거나 가끔 빠지는 인원이 있으면 깍두기처럼 투입되는 역할입니다. 보통 빠지는 인원이 생길 일이 거의 없고, 부식을 나눠주는 것은 가장 쉬운 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것도 추천합니다. 계단 청소는 그냥 말그대로 청소라서 어려울 일이 없습니다. 총괄의 경우 분대장이나 소대장 훈련병이 주로 맡는데, 전체 배식 임무를 총괄하는 역할입니다. 인원 체크의 경우, 식당에 한번에 모든 인원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체크 후 대기 인원을 순서대로 올려보내는 역할입니다.
잔반, 가세척, 설거지 이 세 가지는 가장 피해야 할 임무들입니다. 잔반은 말그대로 잔반을 치우고 나르는 역할입니다. 비위가 좀 상해서 그렇지 셋 중 가장 낫습니다. 가세척의 경우, 식판을 세척하는 역할입니다. 기본적인 음식물만 치우면 실제 세척은 기계가 하기 때문에 조금 낫습니다. 마지막 설거지입니다. 설거지는 식판 외에 모든 것을 전부 설거지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역할입니다. 반찬통, 밥통, 숟가락, 젓가락, 심지어 국을 나르는 국차까지 설거지해야 합니다. 가장 일이 많고, 반찬통은 모든 인원의 배식이 끝나야 싱크대로 넘어오기 때문에 가장 늦게까지 일하게 됩니다.
구역 청소 티어리스트
다음은 구역 청소입니다. 구역 청소는 매일매일 이뤄지기 때문에, 잘못 걸리면 3주 내내 고생해야 하므로 또 굉장히 중요합니다.
보급 담당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습니다. 왜 있는지 모르겠고, 애초에 청소 임무인데 청소가 아니기 때문에 할 일이 없습니다. 생활관 청소는 생활관 내에서만 청소가 이뤄지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 중대 문 밖 청소의 경우, 비나 눈이 오고 흙이 묻은 군화로 웬통 더럽히는 경우가 있어서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복도도 흙으로 더러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조교들 눈에 더 띄는 위치라서 조금 더 난이도가 있습니다.
세면장, 샤워장, 화장실 이 세 가지 역시 피해야 할 임무입니다. 모두 비슷한데 물을 맞으면서 청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고, 락스도 뿌리고 그걸 또 빡빡 닦아야하기 때문에 힘듭니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 청소인데, 당연히 소변기, 대변기 청소를 훈련병들이 하기 때문에 고통입니다.
3주 훈련소 후기 마지막 편이었습니다. 잡다한 일정이나 팁까지 기억나는 대로 적어봤는데, 최대한 많은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가로 궁금하신 내용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답변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직접 조사해서 작성하는 글이다 보니 일부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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